아이들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그림 그림책이사는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정든 곳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하거든요. 내가 아닌 다른 존재에게 손을 내밀고 친하게 지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조금 더 천진하게 스스럼없이 행동할 수 있지요. 『비밀의 방』의 사코처럼요.
사코는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는 말에 옆집으로 뛰어갑니다. 풀숲의 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소꿉을 보고 옆집아이의 물건이라고 생각한 사코는 바구니 위에 민들레꽃을 예쁘게 올려놓습니다. 토끼풀꽃도 따서 장식해 줍니다. 그뿐인가요? 옆집 아이를 생각하며 소중한 장난감을 가지고 풀숲의 방으로 가지요. 한 번도 보지 못한 친구를 위해 소중한 것들을 나누어 준 것입니다. 옆집 아이 요코도 새로운 친구를 기다려 왔습니다. 새로운 친구가 자기의 소꿉 바구니 위에 올려 둔 꽃들을 엮어서 예쁜 꽃 머리띠를 만들었어요. 서로를 만난 후, 두 소녀는 꽃 머리띠를 나누어 가지고 함께 놉니다.
두 아이는 서로의 물건을 공유하고, 또한 둘만의 공간을 공유하게 됩니다. 작품의 중요한 소재인 풀숲 안 비밀의 방이라는 공간 말이죠. 풀숲 안 비밀의 방은 사코와 요코가 서로의 얼굴도 알지 못한 채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장소이고, 두 소녀를 이어 주는 비밀스러우면서도 안락한 곳입니다.
어린 시절 누구에게나 이런 비밀스러운 자기만의 장소가 있었을 거예요. 작은 방 위에 다락이 될 수도 있고, 놀이터 한 켠 풀숲 속 공간일 수도 있지요. 이런 공간은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성장시키는 장소가 됩니다. 이 작품 속 두 소녀 또한 비밀의 방을 공유하며 새로운 친구를 얻고, 성장해 나갑니다.
『비밀의 방』은 연필 느낌의 차분한 그림 위에 소녀의 빨간 옷, 노란 민들레, 초록 풀숲 등 중요한 색깔들만 표현해 주고 있어요. 독자들은 평온하고도 신비로운 그림을 보며 이야기에 더욱 집중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도 친구와 사귈 때 『비밀의 방』에 나오는 소녀들처럼 소중한 것들을 나누며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면 어떨까요? 낯선 곳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야 하는 아이들,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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