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갔다 왔니?

Description

이제 겨우 걸음마를 익혔나 했는데 어느새 아기는 밖에 나가자고 조른다. 방안에서만 살던 아기에게는 밝은 햇살, 길바닥의 돌멩이, 보도블록 틈의 작은 풀꽃, 귓가를 스치는 바람, 모두가 신기할 따름이다. 아기들은 그렇게 세상과 만나기 시작한다.빨랫줄에 걸린 아기 옷, 신발, 가방, 모자들은 모두 아기의 분신이다. 아기는 저 옷을 입고 엄마랑 시장에 갔다 왔고, 저 신을 신고 놀이터에도 갔다 왔다. 저 모자를 쓰고는 뒷산에 가서 꽃구경을 했고, 저 한복을 입고는 삼촌 결혼식에 가서 사진도 찍었다. 속옷 바람으로 물장난도 쳤다.

아기 옷들과 해님이 나누는 대화가 정겹다. 간결하고 리드미컬하면서 아기의 생활을 잘 보여준다. 책을 읽을 때 아기와 엄마가 역할 놀이를 하면 더욱 좋겠다.

그림은 연령에 맞게, 있어야 할 것만 분명하고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단순화시킨 그래픽적 형태에, 종이?옷감?나뭇잎?풍선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질감의 오브제를 콜라주하여 친숙함을 더했다. 자르고 붙이고 정성스럽게 실로 꿰맨 자국이 어린 독자들의 눈길을 끌며 흥미를 더해준다.

속도감 있게 변화하는 배경 색감과 해의 위치는 아기들에게 색채에 대한 감각을 익히게 해주면서 시간(아침～저녁)의 흐름과 계절(봄～겨울)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전해준다. 사물의 이름과 글자 익히기에도 도움이 되겠다.
베스트셀러 그림책 《열두 띠 동물 까꿍 놀이》, 《응가 하자, 끙끙》 등으로 널리 알려진 나비잠 놀이 그림책 시리즈 여섯 번째 책.

글쓴이 홍인순은 대학에서 문예창작과 국문학을 전공하였다. 해인이와 금강이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꾸미고 그림을 그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이 책은 딸 해인이가 세 살 때 만들어 읽어 주었던 그림책을 다시 다듬어 쓴 것이다. 출간된 작품으로 그림책 《뭐가 좋을까?》, 《앞으로 앞으로》 등이 있다.

그린이 조은화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출판사에서 오랫동안 디자이너로 일했다.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로 일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질감의 종이, 옷감, 풍선 등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들을 모아서 잘라 붙이고 실로 꿰매어 재미있는 효과를 냈다. 작품으로 그림책 《우산 하나로 달에 가 볼까?》, 《까꿍! 찾았다》, 《하늘에 살아? 땅에 살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