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Original price was: $34.00.$26.00Current price is: $26.00.
- 영역: 소설
- 연령: 일반
- 구성: 양장본 288쪽 128*188mm
- 배송: 단행본 2권이상 미국내 무료배송
- 출판사: ㈜소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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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은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노련한 추리 작가만이 쓸 수 있는 블랙 코미디 작품집이다. 8개의 단편으로 묶인 이 작품집을 관통하는 주제는 ‘추리 소설가’, ‘편집자’, ‘독자’다. 각 단편의 주인공과 사건은 개별적인 작품이다. 독자는 경쾌한 리듬으로 전개되는 사건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작품에 푹 빠지게 된다. 빠른 호흡으로 읽어 내리고 그의 자조적이고, 날카로운 유머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목차
세금 대책 살인사건
이과계 살인사건
범인 맞추기 소설 살인사건(문제편·해결편)
고령화 사회 살인사건
예고소설 살인사건
장편소설 살인사건
마카제관 살인사건(최종회·마지막 다섯 장)
독서 기계 살인사건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그것은 하마사키 회계사무소에서 온 서류였다. 소장인 하마사키 고로는 내 고등학교 동창이자 친구였다. 나는 소설가가 된 지 10년인데 올해 웬일로 수입이 많았던 터라 내년 확정 신고를 대비해 얼마 전 하마사키에게 상담하러 갔었다. 지금까지는 확정 신고는 혼자 적당히 했는데 그렇게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수입이 적었다. 서류에는 내년 봄에 내가 내야 하는 세금 액수가 대충 계산되어 적혀 있었다. 처음에 나는 그 숫자를 멀거니 바라봤다. 그다음에는 자세히 들여다봤고 마지막에는 0의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하하!” 나는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하하하! 말도 안 돼! 하하하, 하하하…….”
“당신, 정신 차려요.” 이번에는 아내가 내 몸을 흔들었다.
“이런 일이 있을 수는 없잖아.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이런 바보 같은, 엉터리 금액을, 어째서? 하하하!”
“현실이라고요. 내야 한다고. 이렇게 많은 돈을 국가가 가져가는 거라고요.”
“농담이야. 당연히 농담이지. 말도 안 돼, 피땀 흘려 번 돈을……. 그런 바보 같은 일이 있겠어?” 눈물이 나왔다.
나는 엉엉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여보, 어쩌지? 이렇게 큰돈은 우리한테 없는데. 어쩌면 좋지?” 아내도 울었다. 눈물과 콧물로 얼굴이 엉망이 되고 말았다.
“하마사키를 불러.” 나는 아내를 향해 결연하게 말했다.
— pp.12-13 「세금 대책 살인사건」중에서
우도가와는 조금 전의 종이봉투에 다시 손을 넣었다. 다만 이번에는 양손이었다. 그리고 그 양손에 두께가 3센티미터쯤 되는 종이 다발을 쥐고 꺼냈다. 종이 크기는 역시 A4였다. 그는 종이 다발을 테이블 위에 턱 올려놓았다.
“상품은, 거두절미하고, 내 장편 신작이네. 가장 빨리 범인을 멋지게 맞힌 사람에게 내 신작을 증정하지.”
— p.94 「범인 맞추기 소설 살인사건」중에서
“그런 사소한 부분에 집착하다 보면 스케일이 큰 작품은 완성하지 못해. 잔잔한 소설이 좋으면 다른 작가에게 쓰게 하게.”
“아니, 저, 정말 죄송합니다.”
“나도 인간이라 결점이 전혀 없는 작품을 쓰는 건 불가능해. 그걸 커버하는 게 자네 일이지.”
“그럼 제가 적당히 고칠까요?”
“그렇게 하게. 어쨌든 나는 아주 바빠.” 야부시마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때는 결국, 가사도우미 요시코가 미네코에게 이상이 생긴 것 같다고, 다카야시키 일행을 부르러 왔다는 식으로 고타니가 고쳤다. 그리고 고친 원고를 보면서 생각했다.
아무래도 소문이 진짜인 것 같네.
그 소문이란, 요즘 야부시마 기요히코의 머리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 p.142 「고령화 사회 살인사건」중에서
“우선 여쭙겠습니다. 선생님은 현재 『살인의 제복』이라는 소설을 연재 중이시죠?” 모토키 형사가 물었다.
“네, 그런데요.”
“제1회에서 간호사 살해를 그리셨더군요.”
“네.”
“그와 똑같은 사건이 마쓰도에서 일어난 걸 아십니까?”
“아아.” 마쓰이는 입을 열었다. “조금 전 담당자에게 들었습니다. 놀랐습니다.”
“실은 말입니다.” 말하던 모토키의 시선이 방의 구석으로 향했다. 거기에 놓인 이번 달 『소설 긴초』로 손을 뻗었다. “실은 두 번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사체가 발견된 것은 오늘 오전 중입니다.”
“두 번째라니…….”
“살해당한 것은 오미야에 있는 만푸쿠 백화점에서 일하는 엘리베이터 걸입니다. 뒷덜미를 송곳 같은 것으로 찔렸습니다. 즉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 마쓰이는 말문이 막혔다.
“물론 아시겠죠.” 모토키 형사는 그렇게 말하고 『소설 긴초』를 들어 올렸다. “어제 발매한 이 소설잡지에 실린, 당신 소설 그대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 p.174 「예고소설 살인사건」중에서
“아이고, 참. 대장편이 유행이라고만 생각했지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최근에는 책이 팔리지 않으니까요. 어느 작가나 조금이라도 눈에 띄려고 필사적입니다. 게다가 최고의 대작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는 편이 문학상 후보 같은 데도 쉽게 남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흠. 그런가.” 구즈하라는 여전히 마음에 와닿지 않은 상태로 담배를 꺼냈다. “좋은 작품을 계속 쓰면 언젠가는 팔릴 줄 알았는데.”
“선생님, 그건 너무 안일한 생각이세요.” 오기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 작품이 좋은지 나쁜지는 읽지 않으면 모릅니다. 그리고 독자에게 읽히려면 일단 대장편이어야 합니다. 두꺼운 책이어야 합니다.”
— p.217 「장편소설 살인사건」중에서
음,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하면 좋지? 아니, 담당인 오모리 씨가 잘못한 거야. 밀실 살인을 써달라고 해서 쓰긴 했는데 핵심인 트릭을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피로 쓴 글자도 마찬가지야. 서스펜스 분위기를 고조하려고 다잉 메시지를 꺼냈는데 특별한 의미는 없었어. 아아, 젠장! 오모리 씨는 어떻게든 잘 해결될 거라 했는데 그러지 않았어. 이렇게 힘든 일이 될 줄 정말 몰랐어.
— p.246 「마카제관 살인사건」중에서
“하하하.” 몬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내가 가만히 있어도 책을 낭독해준다는 거군요. 하지만 그럴 바에는 읽는 게 낫죠. 낭독을 듣는 건 상당히 피곤한 일입니다. 졸리기도 하고.”
그러자 영업사원은 검지를 세우고 쯧쯧 혀를 찼다.
“단순한 낭독 기계 같은 걸 권하려고 굳이 찾아뵌 건 아닙니다. 쇼횩스는 말입니다,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요약하고 감상을 적어 서평으로 출력할 수 있답니다.”
— p.260 「독서 기계 살인사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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